![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사업가로 변신한 골프스타 강욱순,](http://img.sbs.co.kr/newimg/news/20160524/200945433_700.jpg)
'강욱순 스포츠'는 강 프로가 자신의 숙원사업인 '원스톱 골프 교육' 시스템의 정착을 위해 사재를 털어 설립한 회사입니다. 현재 경기도 안산 초지동 일대 7만 7천 249㎡ (2만 3천 358평)의 부지에 230여억 원을 들여 짓고 있는 대규모 복합체육시설 '안산 스포츠파크' 의 지분 90%를 바로 이 '강욱순 스포츠'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안산 스포츠파크는 지난해 10월 착공돼 올 연말 완공될 예정인데 골프 연습 레인지(3층 120타석)와 9홀 파3 코스(피칭-퍼팅 코스), 어프로치 샷 전용 연습 타석 등 골프 관련 시설 뿐 아니라 25ｍ 레인 5개를 갖춘 수영장과 호텔식 사우나, 피트니스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족구장, 활궁장 등 다양한 생활체육-레저시설을 갖추게 돼 안산의 랜드마크이자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레저 공간으로 자리잡을 전망입니다. 한국 골프의 미래를 위해 지난 8년 동안 끈질기게 추진해 사업권을 따낸 강욱순 대표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골프 선수로만 살아온 그가 그동안 어렵게 벌어들인 상금을 쏟아부어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해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10년 전부터 후배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골프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한국의 골프 수준은 많이 높아졌는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육 시스템은 받쳐주지 못하는거죠. 샷의 기술부터 체력 관리·멘탈 조절, 휴식 등 골프 꿈나무들을 위한 통합 관리 시스템, '원스톱 골프 아카데미' 설립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Q. 주변의 반대도 심했을텐데?
"처음엔 아내가 정색을 하며 반대했지요. 어렵사리 골프를 해서 성공적인 프로골퍼 생활을 하고 있는데 왜 안해본 사업을 시작하느냐, 망하면 어쩔거냐는 걱정이었어요. 하지만 내 결심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후배들이 나보다 나은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확고했지요. 제 의지가 워낙 강하고 우여곡절 끝에 사업권을 따내자 결국 아내도 제 편으로 돌아섰어요 지금은 아내와 함께 건설 현장으로 출퇴근합니다. 아내가 제 곁에서 작은 일이라도 돕고 있어서 큰 힘이 됩니다."
Q. 안산 스포츠파크는 언제 완공되나?
"올해 안에 완공이 될 겁니다. 현재 본관 4층 건물의 3층까지 올라갔고 8월부터는 인테리어 작업에 들어갑니다. 파3 코스에는 나무와 잔디를 다 심었고 8월 말이면 공사가 끝납니다. 올해 말 모든 시설이 완공되면 내년 초 한 달간 시범 운영을 거쳐 2월에 정식 오픈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안산 스포츠파크의 하드웨어를 알차게 채워줄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40~50명의 코치진 영입을 진행중입니다. 또 수영장과 사우나, 피트니스 센터, 배드민턴장, 족구장 같은 생활체육시설은 저렴한 비용으로 개방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Q. 교육 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
"레슨 프로그램은 크게 일반인 레슨과 학생 아카데미로 구분되는데, 각 프로그램 당 1회 4시간의 교육을 받게 됩니다. 4시간 동안 퍼팅, 숏게임, 드라이버샷, 아이언샷의 스킬과 체력 단련 및 관리 방법, 멘탈 트레이닝까지 한 곳에서 '원스톱 교육'을 받게 됩니다.
교육 프로그램 이수 후에는 호텔급 사우나를 이용하고 식사까지 제공받는데 성인의 경우 1인당 10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유망주 발굴이 목적이니까 물론 학생들에게는 50% 할인을 해주고요. 주말에 먼 곳에서 오시는 분들을 위한 1박 2일 또는 2박 3일 교육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강욱순 프로는 전성기 때 16년 동안 삼성 소속으로 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 고위층 인사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 최고 경영자들의 생각과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 발상 등을 어깨너머로 배웠습니다. 안산 반월공단 근처에 복합 체육시설을 짓기로 한 것도 삼성에서 배운 역발상의 결과였습니다.
"이 근처엔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이 자리잡고 있고 공장만 2만 개가 넘습니다. '도대체 공단에 무슨 체육시설이냐?'라고 삐딱하게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공단에 근무하는 경영인이나 근로자야말로 휴식을 잘 해야 일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스포츠파크는 선수들이나 일반 시민들, 또 인근 공단에 근무하는 분들에게도 편안한 휴식처가 될 것입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스러운 체육 레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위치도 서울에서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차량을 이용하면 강남 기준으로 40~50분 거리에 있고요. 바로 옆이 바다이기 때문에 골프 연습장 전 타석에서 탁 트인 서해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Q. 안산 스포츠파크가 추구하는 콘셉트는?"우리는 미국처럼 다양하고 특화된 교육 시스템이 없어 비슷비슷한 선수들만 배출합니다. 또 국내 선수들은 매일 연습하는 공간과 휴식ㆍ여가 공간이 달라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죠. 주니어 시절에는 과학적이지 못한 연습 방법 때문에 40∼50대까지 롱런하는 골퍼도 없습니다. 안산 스포츠파크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샷의 기술 뿐 아니라 피트니스, 멘탈, 음식, 휴식까지 골고루 제공하는 '원스톱 골프아카데미'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훈련이 끝나면 다용도 강의실을 통해 해외 진출을 위한 관련규정과 외국어 교육을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는 여건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 국내 프로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골프 레슨을 떠나는데 앞으로는 중국이나 동남아 학생들이 한국에 유학을 와서 배우도록 준비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시설을 개방할 예정입니다."
강욱순 프로는 6개월째 매일 건설 현장을 다니면서 토목 공사와 잔디 파종, 좋은 나무 고르기, 실내 인테리어 등에 상당한 식견을 갖추게 되었다며, "인생 2막의 하루 하루가 설레고 즐겁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강욱순은 프로골퍼로서의 삶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1965년 3월 9일 생인 강욱순은 호적상 1966년 6월 2일 생으로 되어있어 만 50세가 되는 올해 6월부터 K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6월 15일~16일 현대 솔라고 CC에서 열리는 챔피언스투어 2차대회부터 출전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기 전 조깅과 피트니스로 몸을 만들고, 저녁 퇴근 후에는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의 연습장으로 가서 샷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사업가로 성공하려면 공도 잘 치고 대회 나가서 우승도 해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지 않겠습니까? 챔피언스투어 신인으로서 올해 우승컵을 꼭 들어올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웃음)."
사업가로 변신해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가는 프로골퍼 강욱순. 그의 인생 2막 도전에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